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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인문/역사

 
 

지은이 | 임용한, 김인호, 노혜경 공저
페이지 | 400면
가격 | 16,800원
 
 
 


 
 
 

인류의 역사와 함께 뇌물은 시작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뇌물은 진화하고 있다. 인류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뇌물의 실체를 고대와 현대, 동서양의 역사를 통해 파헤치다.

 
 
 

“백성이 가난한 것은 아전의 탐학 때문이고, 아전의 탐학은 뇌물 때문이며,
뇌물이 자행되는 것은 법이 해이하기 때문이다.” _성호 이익

 
 
 

국제투명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전 세계 107개국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4분의 1이 1년간 누군가에게 뇌물을 준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는 4명 중 1명이 뇌물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뇌물 이야기로 시끄럽다. 그리고 여론은 항상 뇌물에 민감하다. 하루걸러 뇌물과 관련된 비리로 권력자들이 자신이 세운 왕국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뇌물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하다. 정치, 경제는 물론 스포츠계를 넘어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큰 위험을 안기고 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뇌물의 실체는 무엇이며, 어떻게 진화해오고 있는지를 파헤쳐보자.
 
 
 
 
 


 
 

뇌물인가, 선물인가? 
 

뇌물은 영어로 ‘bribe(브라이브)’라고 하는데, 이는 사실 자선이나 자비심을 베풀 때 쓰는 선의의 물건을 일컫는 말이다. 중세 시대에는 ‘선물’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떡값’이라는 명목으로 소소하게 건네지는 돈으로 뇌물이라고 하기에는 적고, 선물이라고 하기에는 대가성이 있음으로 그 경계가 모호하다. 영국에서는 ‘집에 가다가 모자나 사서 쓰라’며 공무원들에게 푼돈을 쥐어주던 관습에서 뇌물을 ‘해트(hat)’라고도 표현한다. 
 

내가 주면 선물이지만, 남이 주면 뇌물이라고 판단하는 이중적 기준이 뇌물의 전염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뇌물이라고 하면 거대한 돈이 오고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1960년대 한 공무원은 기업체를 방문하였을 때 얻어먹은 냉면 한 그릇에 부패 공무원이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가장 쩨쩨한 뇌물 사건으로 기록되기는 했지만, 이처럼 뇌물과 선물의 경계는 모호하다. 우리나라 ‘공무원 행동강령’에서는 뇌물과 선물을 돈의 액수로 규정하고 있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의도된 대가를 노리느냐,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이 뇌물과 선물의 차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항상 선물을 가장한 뇌물이 야기한다.
 
 
 
 
 


 
 

뇌물을 둘러싼 조선시대의 진실 게임
 
 

조선시대에는 뇌물을 이용하여 경쟁자를 축출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정약용은 ‘천금불사 백금불형(千金不死 百金不形)’ 돈 천냥을 주면 죽을 사람도 살고, 돈 백냥을 주면 형벌을 면할 수 있다‘라는 말로 뇌물을 경계했다. 조선시대에나 그 이전 시대에도 뇌물에 대한 처벌 규정도 없었고, 그 경계도 모호했다. 왕은 매관매직이라는 수단으로 합법적으로 뇌물을 받았다. 뇌물을 받고, 뇌물을 이용하여 벼락출세를 하기도 했다. 돈을 주고 공명첩을 사서 일반 백성이 양반의 특권을 누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나라의 기강은 흔들리고 경제는 악화되기에 이르기도 했다. 대사헌 양성지의 문앞은 뇌물을 바치기 위해 시장터처럼 붐볐다고 한다. 그들은 뇌물로 이룬
경제력을 바탕으로 왕권까지 휘두르며 막강한 권력을 누렸다. 
 

성리학의 거봉이라고 추앙받는 윤휴와 송시열도 뇌물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보내며 거대한 정치적 벽을 쌓아올렸던 그들도 거대한 뇌물 스캔들을 낳았고, 서로에 대한 축출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뇌물이 역사의 흐름을 바꾼다 
 

뇌물은 거대한 범죄를 야기하기도 하지만 소소한 일상의 범죄이기도 하다. 급행료, 불법적인 수수료, 약간의 사례 등 범죄라고 일컫기에도 소소한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뇌물들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쌓이면 나라의 기강이 문란해진다. 뇌물은 가장 명확할 것 같으면서도 가장 모호한 범죄이다. 수십억 원을 받았음에도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뇌물이 아니라는 판결을 받기도 하는 것이다. 반대로 한 끼 식사 값도 안 되는 돈을 줬다는 이유로 뇌물죄로 입건되기도 한다. 
 

뇌물은 이렇게 소소하지만 거대하게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야기하고 200년간 전쟁을 지속한 십자군원정은 한 번의 뇌물로 극적인 반전을 이루게 된다. 1차 원정 때 십자군은 난공불락의 안티오크를 만나게 된다. 이 성을 넘어야 예루살렘에 입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식량도 떨어져가고 있었으며, 전염병까지 돌아 많은 군사들이 죽었다. 또 투르크의 군대도 거의 당도하고 있었다. 그때 십자군 원정대의 대장이었던 보에몽은 성의 한 구역을 지키고 있던 수비대장을 매수해 성문을 열게 했고, 십자군은 결국 안티오크를 점령하여 예루살렘 공국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김영란법의 원조는 세종이다! 
 

김영란법은 공직자가 직무 관련성이 없는 사람에게 100만 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을 때 대가성이 없어도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소위 대가성이 증명되지 않는 스폰형 뇌물도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스폰형 뇌물은 고도한 뇌물 수법으로 선물과 뇌물로 구분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조선시대에도 인정과 뇌물을 한계를 구분하는 일은 큰 문제였다. 조선은 ‘뇌물 천하’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뇌물이 성행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뇌물 관련 사건이 3,000건이나 될 정도이다. 하지만 고위관료들이 받는 뇌물 비리에 대해서는 그 처벌이 관대하였다. 1424년 어느 여름날, 세종은 폭탄선언을 했다. 뇌물과 관련하여 받은 사람과 준 사람 모두를 처벌하겠다는 ‘양자처벌법’을 선포한 것이다. 국가 경쟁력 강화와 건전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고대부터 현대, 동서양의 역사는 뇌물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뇌물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다. 뇌물은 힘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상 속에 소소하게 선물이라는 개념과 혼동되며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물은 사회의 기반을 흔들리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동서양과 고대에서 현대까지의 역사를 통해 뇌물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왜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뇌물이 사라지지 않는지, 뇌물이 왜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의의는 뇌물을 근절시키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뇌물의 본질을 알고, 역사적으로 되돌아봄으로써 조금 더 건전하고 밝은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 위함이다.
 
 
 
 
 


 
 

| 저자 소개 
 

임용한 |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를 비롯해 광운대학교, 충북대학교, 공군사관학교 등에 출강했다. 동아비즈니스 리뷰(DBR)에 ‘전쟁과 경영’이란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SERICEO에서 <전쟁으로 배우는 경영학>을 강연하였다. 현재 KJ인문경영연구원 대표로 역사 속 인물의 역동성을 발견해내고 다양한 사건의 맥락을 짚어냄으로써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감을 줄 만한 삶의 진실과 교훈을 도출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 『조선전기 수령제와 지방통치』, 『조선전기 관리등용제도 연구』, 『경제육전과 육전체제의 성립』(공저), 『조선국왕이야기 1, 2』, 『한성 판윤에서 서울시장까지』, 『박제가 욕망을 거세한 조선을 비웃다』, 『전쟁과 역사 1, 2, 3』(삼국편, 고려전기편, 고려후기편,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세상의 모든 혁신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등이 있다.
 
 
 

김인호 |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한국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히로시마대학교 객원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광운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려시대 지식인들의 국가개혁론과 조선 초기 법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고려시대 사람들의 삶과 심성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KBS KOREA <시간여행 역사 속으로>의 프로그램에 출연, 진행을 하기도 하였다. 현재 역사 중심 어린이 월간지 <생각쟁이>에 한국사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2』, 『조선의 9급 관원들』이 있다.
 
 
 

노혜경 |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UCLA Postdoctoral Scholar, 덕성여자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활동 중이다. SERICEO에서 <조선 르네상스 리더쉽>을 강연하고, 동아 비즈니스 리뷰에도 동일 주제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조선후기의 민중들의 실제적인 모습과 세밀한 역사를 전달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후기 수령 행정의 실제-황윤석의 이재난고를 중심으로』, 『승총명록으로 보는 조선후기 향촌 지식인의 생활사』, 『다산, 조선의 새 길을 열다』(공저), 『영조어제해제 6』, 『인도 신이 인간이 되어 사는 나라』(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