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Facebook By Weblizar Powered By Weblizar
Copyright THESTORYHOUSE © 2016
 
Category
예술

 

지은이 | 문국진, 이주헌
페이지 | 360면
가격 | 18,500원


 

미술과 법의학이 만났다!
법의학자 문국진, 미술평론가 이주헌
과학자의 시각과 인문학자의 시각으로 풀어내는
명화 속에 숨겨진 음식의 풍속 그리고 맛의 비밀!

 

그대가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군지 말해보겠다!
_브리야 샤바렝

 


 

나는 오늘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그 음식을 먹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떤 욕망으로 그 음식을 선택했던 것일까?

대한민국은 지금 음식이 지배하고 있다. 하루하루 음식과 관련된 이슈가 넘쳐나고, 셰프들이 등장해 온갖 요리들을 선보이고 있다. 단맛에 중독된 사람들이나 누군가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아이들을 위한 파티를 열고, 높은 단계로 부상하기 위한 여성들의 욕망은 한 끼에 몇십만 원을 저녁식사에 투자하게도 한다. 풍성하고 풍요로움을 추구하려는 현대인의 욕망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음식에 대한 갈망이 비단 현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일까? 위대한 명화들을 보면 음식이 주요 소제가 되어 세태를 풍자하기도 하고, 신화 속 이야기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본능과 욕망을 음식을 통해 드러내기도 한다. 정지된 그림 속 음식물을 주제로 화가들은 무엇인가를 드러내려고 한 것이다. 『풍미 갤러리』는 바로 인간의 욕망과 직결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명화를 통해서 하고 있다. 미술평론가의 예술사적 시각으로 음식으로 표현되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법의학자의 과학적 시각으로 감각을 자극하는 음식 명화에 숨겨진 욕망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단순한 배경 설명을 넘어서는, 인간의 일생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다.


 

맛있는 그림 이야기
법의학자와 미술평론가가 ‘음식물 정물화’ 속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을 파헤친다. 이 책은 인간의 감각 중 가장 예민한 미각을 주제로 명화 속에 담겨 있는 음식의 풍속과 사람들의 욕망을 풀어내고 있다. 인간들이 느끼는 맛은 분위기, 성향, 감정, 심성 등에 의해 좌우되기도 하기 때문에, 저자들은 단순히 ‘맛’이라는 표현보다는 ‘풍미’라는 말로써 명화 속에 담겨진 풍성한 이야기들을 끌어내고 있다.

법의학자 문국진은 음식물에 포함된 과학적, 의학적 의의와 맛의 감각성에 대해 명화를 이야기하고 있고, 미술평론가 이주헌은 음식 문화가 예술로 승화된 인문적 배경과 역사적 배경으로 명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 『풍미 갤러리』는 맛이 담긴 음식, 음식에 담긴 사람 그리고 이 모두를 표현하고 있는 그림에 대해 과학적, 인문학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 그림에 대해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안한다.

 


 

죽음으로 보여주는 강렬한 삶에 대한 욕구

“제아무리 예쁘게 장식되고 아름답게 꾸며진 음식물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깊이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죽음과 일대일로 마주하게 된다.”

푸줏간에는 지금 돼지 족발, 소시지, 곱창, 가죽이 벗겨진 소머리, 가금류, 생선 등 방금 잡은 온갖 동물들이 걸려 있다. 피테르 아르트센이 그린 <푸줏간>(1561)의 모습이다. 어쩌면 풍성해 보이는 먹거리에 행복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핏빛으로 내걸린 동물들은 존재의 사멸, 곧 죽음을 드러낸다. 이것은 동물들뿐만 아니라 인간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음식물 정물화는 죽음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그림이다. 음식물이 주는 풍요로움 뒤에는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이 그림들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인식하는 사람은 지금 살고 있는 삶에 대해 진지해질 것이다. 화가들이 그 그림을 그린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죽음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삶에 대해 감사하고, 삶을 누릴 수 있는 희생에 대해 기도하고 인생을 허투루 낭비하지 말라는 진지한 사색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음식물 정물화,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다

“신화에 등장하는 음식에는 인간의 염원이나 소망, 금기, 호기심 같은 것이 담겨 있다.
그 바탕에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과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

거대한 연회장에서 남자들이 굴을 즐기고 있다. 바닥에는 이미 남자들이 먹어버린 굴 껍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기둥에는 비너스와 큐피드가 조각되어 있다. 이제 큐피드는 사랑의 화살을 쏘려고 하고 있다. 천장에는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모습이 황금으로 조각되어 있다. 장 프랑수아 드 트루아가 그린 <굴 점심식사>(1735)의 모습이다.
굴은 스태미나 음식으로 알려져 있고, 카사노바는 연인들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하루에 굴 50개를 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남자들은 모두 잘 차려 입었고, 상차림 또한 격식 있다. 하지만 손으로 굴을 허겁지겁 먹고 있다. 격식 있는 모습과는 달리 손으로 굴을 먹는 모습은 육체적 쾌락에 대한 갈망을 의미한다. 천장에 조각되어 있는 황금 조각들은 이 굴을 먹은 후 남자들이 상상하는 바로 사랑의 순간이다.
빈첸초 캄피가 그린 <리코타 치즈를 먹는 사람들>을 입 안 가득 리코타 치즈를 넣은 남자들의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남자들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식욕에 대한 만족도가 곧 성욕에 대한 만족도라는 것이다. 성적 만족도도 물론 해결되어야 하지만, 몇 시간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식욕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면 인간은 삶을 영위할 수 없다. 이런 그림들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지만 가장 근본적인 욕망인 먹는 즐거움에 대해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음식물 정물화를 감상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즉 음식물 정물화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진실을 명료하게 전해주는 그림이다. 음식물 정물화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는 사람들에 대한 모습을 그린 그림들을 그리며 화가는 인간의 은밀한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음식 풍자, 욕망의 빈틈을 공격하다
어느 추운 겨울날 사티로스는 산속을 헤매던 농부를 만났다. 불쌍한 농부를 구해주기로 한 사티로스는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런데 농부는 손에 후후 입김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사티로스가 물어보자 농부는 언 손을 녹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집에 온 사티로스는 농부에게 뜨끈한 수프를 대접했다. 그러자 농부는 수프를 한 수저 떠서는 후후 입김을 불었다. 사티로스가 왜 그러냐고 또 묻자 뜨거워서 식히는 거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사티로스는 냉정하게 농부를 쫓아냈다.
왜 사티로스는 농부를 쫓아냈을까? 그 이유는 어떻게 한 입에서 뜨거운 김과 차가운 김을 모두 내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티로스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순에 대해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사티로스는 이 이야기를 한 농부의 집에서 재미있게 풀어놓고 있다. 이 우화를 야콥 요르단스는 <사티로스와 농부>에서 위트 있게 그려냈다.
인간은 음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생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에 음식은 인간에게는 가장 원초적인 욕망의 대상이 된다. 인간의 욕망을 들여다보기 위해 화가들은 이 음식을 가지고 삶과 사회를 풍자해내고 있는 것이다. 가장 절실한 욕망의 주체가 우리의 빈틈을 공격할 때 우리는 아차 하는 깨달음은 물론, 위트 있게 정곡을 찌른 풍자에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이루어지는 공식과, 음주의 역사와 문화, 카니발리즘 그리고 음식에 배어 있는 문화인류학적 배경 등을 명화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미술이 다뤄온 음식 주제의 그림들과 그 배경에 자리한 인간의 본능적, 역사적, 문화적 욕구들을 두루 살피는 책이다. 풍성한 식탁에 한가득 차려진 음식들, 그리고 그 음식들을 즐기며 먹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숨겨진 이면에는 어떤 욕망이 자리하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지은이
문국진 |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을 규명한 책을 쓰고 싶어 ‘자료 부검’을 통해 그의 사인을 파헤치는 《반 고흐, 죽음의 비밀》의 출간을 시작으로 법의학자의 관점에서 풀어쓴 많은 미술 책을 출간하였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법의학자이다. 법의학 불모지에서 외롭지만 꿋꿋이 한길을 걸어, 오늘날 한국의 법의학이 여기까지 오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1925년생으로 호는 도상(度想), 필명은 유포(柳浦).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 과장 및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교수,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객원교수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법의학회 명예회장, 일본 배상과학회 및 한국 배상의학회 고문, 한국의료법학회 고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자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평화교수아카데미상, 동아의료문화상, 고려대학교교수 학술상, 대한민국학술원상, 함춘대상, 대한민국과학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법의학 전문서적으로 《최신 법의학》, 《고금무원록》을 비롯하여 18권, 법의학 교양서적으로 《새튼이》, 《지상아》 등 13권, 예술과 의학의 만남을 다룬 서적으로 《명화와 의학의 만남》, 《미술과 범죄》 등 18권, 일본 저서로 《美しき死體のサラン》, 《日本の死體, 韓國の屍體》(공저), 《賠償科學槪說》(공저) 등이 있다.

이주헌 |
화가가 되기로 마음먹고 미대에 진학했지만, 결국 책이 좋아 미술에 관한 책을 쓰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읽든 쓰든 책을 항상 곁에 두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미술평론가이자 미술 이야기꾼으로 활동해왔다. 미술을 통해 삶과 세상과 보고, 독자들이 그 과정에 좀 더 쉽고 폭넓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금도 꾸준히 글을 쓰고 강연을 한다.
지은 책으로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1·2》, 《내 마음속의 그림》, 《신화, 그림으로 읽기》, 《이주헌의 서양미술 특강》, 《느낌 있는 그림 이야기》, 《화가와 모델》, 《노성두 이주헌의 명화 읽기》(공저),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관 순례》, 《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 《현대 미술의 심장 뉴욕미술》, 《미술 창의력 발전소》, 《지식의 미술관》, 《역사의 미술관》, 《이주헌의 아트 카페》등이 있고 《엄마와 함께 보는 세계의 미술》시리즈 등을 옮겼으며 한국교육방송(EBS)에서 ‘이주헌의 미술기행’ ‘청소년 미술감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의 미술 이야기는 미술작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작품 너머의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제공하여 그의 책을 보는 독자들로 하여금 미술을 통한 독창적인 세계관을 가지게 만든다.